2012-09-17 03:53 오전
손재권



10일만에 미국 정착하기(2) 
-도착 다음날 은행 계좌를 개설하다

전화 개통

집 다음에 한국에서 해결하고 간 것이 바로 ‘전화’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집과 전화를 해결하고 간 것은 10일만에 미국 현지 정착하기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AT&T선불폰. 팬택 버스트

나는 도착하자마다 은행을 열고 코스트코, 세이프웨이 등의 각종 생활 카드를 만들었는데 집 주소와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니까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즉, 살 집과 전화번호만 있으면 일단 사는데는 지장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스마트폰 구매와 개통은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일단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데 1년만 살 예정이기 때문에 통신사 약정을 할 수는 없다. 지인은 현지 선불폰을 추천했고 나는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 결과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당일, 우편을 통해 스마트폰(팬택 버스트)을 받았다.
짐을 풀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스마트폰이 작동하는지 안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AT&T의 선불폰(Gophone)을 사용하고 있다. 첫 달에는 월 50달러를 내고 무제한 통화와 문자메세지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했으나 무제한 통화까지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두번째 달부터는 월 25달러에 250분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는 패지지로 낮췄다.
대신 차를 운전할때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월 50달러에 1기가(GB)를 주는 패키지를 추가해 사용했다. 


*AT&T의 선불폰 전용 사이트
http://www.att.com/shop/wireless/gophone.html#fbid=z12CIJCH1Xu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사용하던 스마트폰(아이폰4S)과 현지 스마트폰 2개를 사용한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폰은 에어플레인모드로 바꿔놓고 와이파이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며 현지 폰은 네비게이션과 검색 그리고 현지 전화통화에 사용한다. (*나의 경우에도 음성통화에는 월 25달러, 데이터에 월 50달러를 지불한다.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는 생활 패턴임을 몸소체험)
하지만 한국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미국에서도 사용할 수 없을까?

LG유플러스의 070인터넷전화
갤럭시플레이어에 070번호를 입혔다

이 것도 가능하다. AT&T에 가서 문의하니 보증금(약 300~500불)을 내면 나의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에 오기전에 아이폰을 언락으로 바꾸었다). 음성통화, 메시지, 데이터를 조합하면 월 60~70달러를 내면 아이폰을 퍼스트폰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현지 선불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아이폰은 그냥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070 인터넷 전화.
외국에 나가는 한국인은 하나씩 들고나간다는 LG유플러스의 070 인터넷전화를 개통해서 잘 사용하고 있다. 
이 전화는 한국에서 먼저 개통, 번호를 받고 외국에 나가 무선  AP를 연결해 사용한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한국에서 가져온 모바일 디바이스가 많은데 집 안을 무선 환경을 갖출 수 있고 인터넷전화도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으로 거는 전화는 모두 070 전화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렴하다.
무빙 세일 물건을 받기 위해 팔로알토의 어느 아파트에 가보니 ‘my LG net’ 와이파이가 여러가 잡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070 전화기를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 
한국에 전화할때 국내 전화 요금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통화 품질이 좋다.


은행 열기

한국에서 한집과 전화를 해결하고 미국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은행 열기’ 였다.
한국에서 먼저 해결하기 불가능한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도착하자 마자 한 것.
초기 정착 비용이 필요(집, 차 등)해서 한국에서 돈을 많이 환전하고 왔는데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없을 뿐더러 한국 계좌를 미국으로 송금하는 것은 어떤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은행 열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 도착 다음날 바로 은행 계좌를열 수 있었다.
먼저 은행 선택. 집 주변에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체이스(Chase), 웰스파고(Wells Fargo) 등의 은행이 있었다. 나는 집에서 가장 가까울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지점이 가장 많은 BOA를 이용하기로 했다.
은행에 가니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다. 나는 “은행 계좌를 열고 싶습니다”라고 하니 친절히 상담원에게 안내해줬다.

BOA 온라인 사이트 초기화면. 인터넷 뱅킹 이용하는게 매우 편하다



상담원은 놀랍게도 한국인이었다. 주변에 한인 마켓, 상인들이 많아서인지 BOA 엘카미노 지점에 한인 상담원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쉽게’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다. 
세이빙 계좌와 입출금 계좌 2개를 개설해서 세이빙 계좌에 1000불을 넣고 나머지 돈은 자유 입출금 계좌에 넣었다.
그리고 나서 직불카드(Debit Card)를 만들어 달라고 하니 바로 만들어줬다. 직불카드는 신용카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아직까지 신용카드가 아닌 직불카드를 사용함으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이 카드를 바로 만들어 놨기 때문에 보험도 가입이 가능했고 현금을 안들고 생활할 수 있었다. 신용카드가 없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될 것에 대비해서 마일리지 적립율이 높은 ‘외환 크로스마일 아멕스 카드’를 새로 만들어 왔는데 잘 안쓰게 된다. 마일리지 적립은 많이 되지만 아멕스에 내는 수수료나 잦은 환전으로 인한 마이너스를 계산하니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국에 있는 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방법은 약간 복잡하다. 당연한 것이 외환관리법이 있어서 외화 송금을 규제하고 있어서다.
1. 한국에서 받는 월급(우리은행)을 이번 연수를 위해 개설한 계좌(외환은행)에 송금하고 2. 나의 외환은행의 한국돈(한화) 계좌에서 외환 계좌로 환전해서 이채 3. 외환계좌에서 미국의 BOA로 이채. 4. 출금.
이런 단계를 거친다. 모두 인터넷으로 한다. 환전하고 송금하는 과정에서 은행은 많은 수수료를 걷어가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과정이다.

미국의 시스템을 ‘왠만하면’ 따라하는 한국이 가장 따라하지 않는 분야가 ‘은행’이 아닐까 싶다.
그나라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은행 계좌는 쉽게 텄지만 미국의 은행 시스템을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미국에서 오래 살던 분들에게는 이 시스템이 더 익숙할 것이다.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개인 수표책’를 준다. 수표에 돈을 써서 받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차를 사고 돈을 지불하기 위해 “인터넷뱅킹으로 바로 송금해드릴께요”라고 하니 단연코 “노(No)”라고 말한다. 여기는 인터넷 뱅킹에 시간이 걸리고 안믿는다나. 대신 개인 수표를 달라고 한다. 그래서 수표에 액수를 써서 줬다.
신용이 없는 사람에게는 은행수표(Cashier’s Check)나 우체국에서 발행하는 머니오더(Money order)를 요구하기도 한다.
나는 집을 계약할 때 은행수표를 BOA에서 받아서 사무실에 줬다. 은행수표를 발행하는데 수수료가 든다. 하지만 나는 은행 잔고가 일정 금액 이상이 됐기 때문에 무료로 발행해줬다.
어쨌든 좀 복잡하다.
대신 인터넷 뱅킹은 쉽다. 비밀번호 생성기나 비밀번호 카드 없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사파리, 크롬, IE 등 브라우저에 관계없고 쓸데없이 엑티브엑스 프로그램이나 키보드 보안 소프트웨어를 깔지 않는다.

은행을 개설하면 주는 ‘개인수표책’
이런 것을 해본적이 없어 처음에 매우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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